올 초에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이러다 백키로 넘을라..하는 걱정이 마음 한 곳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결심은 치밀하며,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준비했다.

식단조절은 사실 정말 힘들다.

그래서 운동도 해야한다.
과도한 목표를 설정하면 쉽게 포기하게 되고 너무 적게 목표를 잡으면 의욕을 잃게 된다.



이리하여 계획한 나의 초장기 대규모 프로젝트.
몸무게 10킬로그램 감량하기 10개년계획(욕 아니다)


내가 체지방을 측정한 결과 18킬로그램이 과한 지방이라고 한다.

완벽히 빼면 인간답지 못한 모습이 될 거라는 자기합리화의 결과 10킬로로 결론을 냈다.
10킬로를 10년간 빼게 된다면 일년에 1킬로만 빼면 된다는 얘기다.
한달에 0.1킬로씩만 빼면 목표치에 훨씬 넘어가게 된다. 또한 장기적인 계획으로 몸무게를 줄이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도 않는다. 대단하다!!!!

일단 야근잦고 업무량이 일정하지 않음으로 아무때나 운동 가능한 헬스장으로 정했다.
근육이 많을수록 가만히 있어도 열량을 꾸준히 소모해준다.
(여성분들이 죽어라 런닝머신만 하는데 요요현상이 생기는게 여기에 있다.
근육량은 늘리지 않고 칼로리만 소모하니 당장은 몸무게가 줄지만, 목표지에 도달 후 운동량을 줄이면 원래대로 돌아가는 이유이며, 그래서 헬스장 코치 혹은 아저씨가 여성분들한테도 근육운동을 시키는 것이다.)

물론 식습관도 조절했다.
배터지게 먹지 않기. 과도하게 먹지 않기. (가급적이면)밤늦게 먹지 않기.

이때가 1월말.

3월까지의 결과 - 5키로 감량성공.
과식만 안하고 야식을 줄였더니, 하락폭은 작지만 꾸준히 몸무게가 줄었다.
3개월도 안되는 기간동안 5년치의 목표량을 채우다니.!!!!





하지만 4월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봄으로 들어서면서 회식이 늘기 시작한 것.(사실 봄이 이유는 아니다. 그저 회식자리가 많아진것일뿐!)

현재!!!!
원상복구!!??


ㅠㅠ

그렇다. 지금 원래대로 돌아왔다.

오늘 어머님께 혼났다.
'너 클났다. 너도 느끼지? 몸 그렇게 두면 안된다. 살빼야지. 몸 그런식으로 되면 큰일나.'
순간 울컥했다.
내가 요즘 느끼고 있는데 이렇게 얘기들으니 울컥했다.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그렇게되면 안되죠!'하고 웃으면서 넘어갔을일인데..

아직은 회사에서 타이트한 티셔츠를 입어도 내가 요즘 운동해서 몸이 좋다고 말한다.
살인게 아직 밝혀지지 않았거나, 놀림받는게 분명하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는다.
나에겐 초장기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다.
몸무게 10킬로그램 감량하기 10개년계획(욕 아니다)
아직, 9년하고 5개월이 더 남아있다. 실망하기엔 이르다. 그저 시련이 닥쳐 온 것일 뿐.

Posted by Ordinar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