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기분이 정말 우울해졌던 날이 있다.

그닥 감정의 변화가 없고, 특히 우울이나 슬퍼하는 건 거의 없는데 내 이런 모습을 보더니 나의 그분께서 드라이브가자고 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달렸다.
원래 규정속도에서 시속 10킬로미터 이상 거의 넘기지 않는 나인데 정말 이번엔 좀 밟아봤다.
그러니 좀 운전이 재미있다. 그리고 이놈의 차가 생각보다 잘나가는것도 이제 알았다. 항상 드라이브모드에 놓다가 스포츠모드에 놓고 달리니 80같은데 100이 넘고, 100같은데 120이 넘고.... 그러다보니 170이 넘어버렸다.

나름 풋워크가 좋기로 유명한 차라 그런지 정말 안정감있게 달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때, 옆에 노랑색 페라리가 다가와서 비상등을 켜고 나랑 같은 속도로 달리는 것이었다.(모데나였던것 같았다)

나는 그분께 '이차가 그래도 나름 달리는걸로는 무시 안 당하는 차라 그런지 같이 달리자는 건가보다, 보통 비상깜박이 키고 같이 달리는건 붙자는 의미라더라고..'라고 말해주었고, 그분은 재밌어하며 신기해하였다.


그렇게 몇분이 흘렀을까...


그 노랑 페라리 옆에 비상깜빡이를 켜고 빨강 페라리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두 페라리는 순식간에 저 멀리 사라졌다.

나랑 놀자는게 아니었던거다. 그저 지나는데 길을 막고있던 한 차량이었을 뿐....
하긴 그 차 팔면 8대는 사고도 남는데...

그냥 막 민망하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왜그랬는지.. 걍 의식하지 않았다면 이러지는 않았을텐데....
Posted by Ordinario :